“전라북도에서는 4개 기관이 신청했는데, 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이 최종 선정되었더라고요”
약속된 네트워크 회의 시간보다 조금 일찍 온 익산교육지원청 진로체험지원센터의 김윤진 주무관님이 말했다. 다꿈은 지난 4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주관한 ‘2023 지역사회 연계협력을 통한 진로체험 활성화’ 공모사업에 응모했었다. 사업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다꿈의 비전인 ‘청소년 자치하는 지속가능한 지구마을 공동체 만들기’라는 지향점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다꿈과 자치기구 안내를 위해 방문했던 부천중학교의 류현숙 선생님으로부터였다. 진로 관련 사업이 있는 데 함께 할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지역사회 내에서 참여와 자치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진로와 꿈을 지원하고자 하는 다꿈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실무진 내 회의를 통해 영상미디어를 활용하여 지역 내 청년 창업가 또는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이를 정리하여 성과발표회를 하면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번 사업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이후에 지속적인 영상미디어 자치기구로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다고도 류선생님과 의견을 모았다.
원활한 사업의 진행을 위해서는 영상미디어의 전문성과 지역 내 청년 창업가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다꿈 실무진에서는 다꿈 임시운영 기간 중 만났던 익산공공영상미디어 센터 재미의 조현지 팀장님과 문화예술교육공동체 미담보담의 장민지 대표님이 함께 하면 좋겠다 판단하여 연락을 드렸다. 본 사업의 취지와 내용을 들은 두 분은 흔쾌하게 참여를 승낙해주셨고 한 배를 타게 되었다.
당일 회의에 참여한 분들은 모두 처음 만나는 사이였다. 어색하고 다소 냉랭한 분위기를 바꾸어보고자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고 명함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공기는 여전히 딱딱했다. 각자 조직에서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정도가 회의 초반의 주된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 청소년들의 안전 담보 이슈와 영상미디어 교육, 장비 및 창업가와의 만남 내용 구성에 대해 열띤 토론이 자연스레 이어졌고 처음보다는 조금 더 역동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아직은 처음이기에 여전히 함께 조율해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겠지만, 중요한 건 지역 청소년의 진로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지역교육지원청·공공기관·민간기관·학교가 사업 운영팀을 구축하고 함께 활동함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정 가운데 체계적인 청소년 진로 활동 네트워크의 운영은 물론, 익산의 청소년들에게는 참여와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자치활동을 통해 자기 진로를 실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종종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면 대부분은 아직 꿈이 없거나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진로에 대해 실질적으로 고민하고 체득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지 못했다. 단순한 진로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일회적인 프로그램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결국 청소년 당사자가 직접 자기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서 여러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청소년 당사자의 노력과 참여가 기반이 되어야겠지만, 오늘 네트워크 회의에 참여한 기관, 단체와 같은 곳에 속한 지역 내 다양한 전문가, 이웃들의 동참도 중요하다. 당사자의 참여와 지역의 참여가 결합 될 때 청소년들의 진로는 더욱 활성화되며, 청소년이 자치하는 지속 가능한 지구마을 공동체는 강화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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