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의 운영위원회와 전문위원회가 함께 만나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온 건 작년 다꿈 변화공유회 때였다. 한 해 동안 청소년 당사자, 공동체, 지역사회의 변화를 확인하고 감사하는 이 활동에는 공동식사 시간이 있다.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던 중 다꿈의 어떤 위원님께서 “내년에는 다꿈 운영위원회와 전문위원회가 함께하는 자리를 가져보면 어때요?”라고 말했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 필자는 “그럼 내년 첫 번째 위원회 모임을 모두 함께 모이는 것으로 하고, 회의나 교육 등을 결합하여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면 되겠네요”라고 바로 응수했고, 그렇게 오늘의 시간이 만들어졌다.
다꿈에는 청소년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성인 조직인 운영위원회와 전문위원회가 있다. 운영위원회는 사업 계획, 예산 등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등 운영 전반을 관장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위원회는 교육, 환경, 문화예술, 미디어, 공예, 사회복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청소년 활동에서 자문, 멘토링, 교육, 제안 등을 한다. 두 그룹의 구성원들은 다꿈 활동이나 행사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잠시 인사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알고 소통할 수 있었던 시간은 오늘의 워크숍 활동이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함께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더 의의가 있었던 건 다꿈 자치기구의 대표 청소년들도 함께 했다는 것이다. 오늘의 만남은 단순한 연합회의가 아니라, 다꿈 안에서 연대와 환대를 배우는 자리였다
먹으면서 친해진다는 말이 있다. 같이 음식을 먹다 보면 긴장도 풀어지고 조금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긴 것 같다. 식구[食口]라는 단어는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뜻과 함께 “한 단체나 기관에 속해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다꿈 청소년과 비청소년의 첫 번째 연합 모임은 공동식사로 시작했다. 소박한 음식들이었지만 함께 모인 이들은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기 위해 김성훈 선생님께서 소소한 인사와 소통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A4 용지를 삼등분하여 삼각패를 만든 후, 거기에 자신의 이름, 나를 표현하는 키워드, MBTI, 말하고 싶은 한 문장 등을 적었다. 돌아가면서 종이에 적힌 내용들을 설명할 때 사람들은 집중해주었고, 박수나 웃음으로 호응도 해주었다.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조금씩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었고, 웃는 모습들이 많이 포착되었다.
이 분위기를 이어 어쩌면 오늘 활동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다꿈 활동 공유시간으로 넘어갔다. 올해와 향후 3년간 다꿈의 활동 방향과 계획은 오O우 센터장이 짧게 안내했고, 다음으로 각 자치기구의 청소년 대표들이 올해 계획을 발표했다. 청소년들의 입에서 나오는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위원님들의 눈빛은 강렬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따뜻하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도 더욱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했다.
오늘의 모임은 운영위원회와 전문위원회의 연합회의였기 때문에 안건 토의도 빼놓을 수 없는 순서 중 하나였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 선출, 신규 위원 발굴과 모집, 지속가능한 다꿈 운영을 위한 후원 활동이라는 세 가지 의제였는데,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로 안건 처리가 예상보다 수월하게 마무리되었다. 제2기 운영위원장은 박O아 위원장님께서 지난 3년에 이어 한 번 더 맡아주시기로 했고, 전문위원장은 1기 부위원장이었던 한O영 위원님이, 그리고 부위원장은 환경 전문가의 김O희 위원님이 하시기로 했다. 신규 위원 모집과 후원활동과 관련해서 위원님들께서는 오센터장이 예시로 제시한 1.1.1 운동에 적극 동참해주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다. 한 사람이 한 명의 신규 위원과 후원 회원을 찾고 모아보자는 내용이었다. 이 모든 건 다꿈의 비전인 청소년 참여로 시민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지구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함이었고, 오늘 모임과 워크숍에 참여한 구성원 모두는 감사하게도 그런 취지와 의미에 동참해주고 있었다.
오늘 활동의 마지막 순서는 다꿈 운영법인인 들꽃청소년세상의 상임이사이면서 들꽃 전북지부 청소년자치연구소와 달그락달그락을 운영하고 있는 정O희 소장님의 짧은 특강이었다. 소장님은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위원님들께 행복과 관계, 청소년 지원 활동의 의미 등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다꿈을 통해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너무 귀한 인연이라 말하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곁에서 끝까지 남아 기다려주고 들어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사실 이 특강은 위원님들을 위한 교육이었지만, 함께 듣는 청소년에게도 이렇게 청소년과 함께하려는 좋은 어른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것 같다.
마지막은 첫 시간 만든 명패를 가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한번 더 인사하면서 이름과 얼굴을 익히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하면서 자유롭게 주변을 정리하고 각자 삶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오늘 활동에 여운이 남았는지 다꿈의 종료 시간인 오후 9시가 거의 다 되어서까지 남아 대화를 나누는 청소년과 위원님들도 있었다. 웃으며 명패를 보고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 모습을 보니, 오늘의 연합 모임과 워크숍을 통해 서로가 더 끈끈하게 연결되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묶어지는, 어떤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선 같은 것들이 생겨난 것 같았다. 오늘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듣고,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 일이 공동체를 만든다는 사실을 배웠다. 우리는 연대의 시작을 보았고, 서로를 향한 환대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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