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sandaggum story

다꿈 이야기

제목지역사회와의 연결에서 이어지는 청소년 참여2024-04-30 17:45
작성자

 

며칠 전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차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남자 청소년이 출입문으로 들어왔다. “혹시 OO 청소년 아닌가요?” 김성훈 선생님이 물었다. 그는 미소를 살짝 보이며 맞다고 대답했다. 지금 학교에 있을 시간인 거 같은데 혹시 아파서 병원가려고 조퇴했냐는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근처 의자에 앉는다.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자리를 피해주었다. 성훈 선생님이 간단한 음료를 내어주며 대화를 한참 이어갔다. 그는 일전에 김선생님이 익산에서 활동할 때 만났던 청소년이었다.

 

상황을 파악해보기 위해 청소년이 다니는 학교의 교육복지사 선생님께 연락드렸다. 몇 시간 후 선생님이 다꿈에 왔고 자초지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현재 가출 상태였다. 이틀 정도만 이 곳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냐는 교육복지사 선생님의 말씀에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운영 시간 동안에는 익산의 청소년이면 누구든 머무르면서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누구의 간섭 없이 휴식을 취하고, 책을 보며, 스마트폰을 할 수 있다. 공간에 비치된 보드게임이나 닌텐도와 같은 게임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 이들을 위한 간단한 음료와 다과도 준비되어 있다. 다꿈은 간단한 활동을 넘어 적극적인 참여 및 자치활동도 가능한 곳이다. 특별한 일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여러 자치기구들은 매주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관련 활동을 직접 행한다. 기자단은 취재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기사를 작성한다. 작가단은 문장과 글을 쓴다. 바리스타 청소년들은 커피를 내리고, 일회용품 줄이기와 같은 캠페인 활동을 기획한다.

 

종종 다꿈에서는 다꿈데이와 같은 일일 이벤트 행사나 저자 초청 북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청소년들을 돕고 지지하는 손길이 존재한다. 운동선수로서의 성공을 꿈꾸었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현재는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에서 멋진 청소년활동을 이어가시는 윤여원 관장님은 전국을 돌아다니시면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진로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운동선수였습니다]라는 책을 청소년들에게 선물하면서 꿈을 꾸고, 그 꿈을 잘 이루어가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관장님이 익산 다꿈에도 오시기로 했다.

 

지역 내 체육,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참여자들을 모집했다. 어느 중학교의 교육복지사 선생님께서는 교내 웹툰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추천해주셨다. 이번에 진행되는 북콘서트 참여 이후 다꿈의 애니메이션 자치기구 활동으로까지 이어지면 좋겠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학교 법인 사무국의 국장님은 홍보 웹포스터를 법인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안내해주셨다.

 

지난 3개월의 임시 운영 과정 가운데 많은 청소년들이 다꿈을 찾아올 수 있었던 건 알게 모르게 청소년과 이 공간을 연결해주려는 분들이 지역사회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다꿈의 활동을 안내하는 시간을 내어준 교사, 직접 청소년을 데려온 교육복지사, SNS공간에 다꿈을 안내하는 전문가 등이 계셨기 때문에 자치기구가 조직되었고, 하나 둘씩 다꿈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의 청소년들과 다꿈의 연결에 앞장선 이 분들로부터 다꿈이 있어 다행이라는 말씀을 듣게 된다. 다꿈은 이렇게 청소년들을 깊이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며, 다꿈에 와서 편히 쉬고, 자치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어 마냥 좋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You cannot copy content of this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