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감(共感)은 상대방에 대해 깊이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당신이 옳다>의 저자인 정혜신 박사는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의 줄임말)을 그치고, 상대방에게 진심을 다해 공감될 때까지 물어볼 것을 제안한다.
거리가 먼 것과 온라인으로 소통한다는 것을 감안하면서 일면식도 없없던 익산과 네팔의 청소년, 청년들이 친해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었다. 각자 살아가는 공간, 문화들을 소개하다 보면 이해를 넘어 서로에게 동질감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네팔의 YSD Maker 두 번째 모임과 활동은 각국의 문화를 교류하고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자는 게 핵심이었다.
다꿈 바리스타 자원봉사 자치기구 활동 청소년과 이리공업고등학교 청소년들으로 구성된 익산 1팀은 이리공고의 역사와 학과 및 다양한 김치 종류와 김치로 만든 음식을 소개했다. 이어서 K-Food라며 불닭볶음면도 소개했다. 네팔 청소년은 한국의 라면은 먹어본 적이 있지만, 불닭볶음면은 모른다고 말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선물로 보내면 좋겠다는 지도자의 제안에 몇몇 청소년들은 적극적인 동의를 보내주었다. 한국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 김치(Kimchi)라고 말하며 손동작은 브이(V) 모양을 한다는 문화도 설명했는데, 모임 마지막에 우리들의 모습을 캡처로 남기며 이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등중학교 청소년과 다꿈 작가단 청소년으로 구성된 2팀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안내하며, 삼계탕과 콩나물국밥에 대해 설명했다. 이 내용을 접하며 신기해하는 네팔 청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팀은 이일여자중학교의 그림 동아리 ‘스케치북’ 청소년들이었다.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그린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 그림을 직접 보여주며 안내를 했다. 네팔의 청소년은 18세기와 19세기의 다른 한복 스타일을 보면서 그 차이에 대해 한번 더 물어보았다.
네팔의 프라티마(Pratima)는 나무와 농사를 중심으로 공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을 통해 한국의 비닐하우스 같은 그린하우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나무를 심고 야채와 쌀 농사를 짓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앤젤(Angel)은 자신이 살고 있는 바글렁(Baglung)의 위치, 인구, 유명한 음식(kodo)을 영어로 또박또박 말해주었고, 이 지역의 문제점 중 하나인 물 부족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네팔 홀리 차일드(Holy Child) 스쿨(School)의 교장이면서, 활동에서 통역을 담당해주시는 샤히(Shahi) 교장선생님은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네팔의 상징 동물, 인구 구성, 종교, 주요 관광지 등 풍성한 자료와 사진을 준비해 주셨고, 익산의 청소년들은 집중해서 들었다. 승민 청소년은 교장 선생님이 준비한 핑크색과 자주색 줄무늬가 있는 소 사진을 보며 이게 진짜로 존재하느냐고 물어봤다. 사정은 이러했다. 네팔에서는 소를 신성시하는데, 하얀 소에 여러 색으로 장식을 해놓은 것이었다.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하나 같이 기존에 몰랐던 문화와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신기하고 좋았다고 표현해주었다. 실제로 양국의 청소년들은 새롭거나 재미있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주억거린다거나 환한 미소를 보였다.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해서 금방 친해지거나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이렇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계속 거치면서 조금씩 더 친해지고 좋은 관계가 만들어질 것은 분명하다. 신뢰롭고 연결된 관계는 앞으로 우리가 진행하고자 하는 지역사회의 문제 찾기와 대안 모색, 활동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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